야구 테니스 골프는 같다
2026-08-10 23:12:20
나는 야구, 테니스, 골프를 모두 해봤다.
물론 세 운동이 완전히 똑같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공을 맞히는 위치도 다르고, 스윙 궤도도 다르고, 체중 이동이나 몸을 쓰는 방법도 당연히 다르다.
그런데 *채를 사용하는 운동*, 특히 어느 정도 무게가 있는 채를 사용하는 운동으로 들어가면 기본적인 원리는 상당히 비슷해진다.
탁구와 배드민턴도 쳐봤다.
탁구는 애초에 라켓이 짧고 가볍기 때문에 제외고, 배드민턴은 긴 라켓을 사용하지만 워낙 가볍다 보니 채 자체의 무게를 이용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다.
그래서 여기서 말하는 *채*는 어느 정도 무게가 있는 테니스라켓, 골프채, 야구방망이를 의미한다
채를 이용한다는 것은 중력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운동하면서 이런 말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채의 무게를 느껴라."
"힘을 빼라."
"채가 알아서 내려오게 해라."
"채를 끌고 가지 말고 채가 움직이게 해라."
표현은 조금씩 다르지만 사실 같은말이다.
*채의 무게와 운동량을 느끼면서, 몸으로 채를 억지로 때리는 것이 아니라 채가 움직이는 것을 이용하라는 뜻이다.*
여기에 중력까지 생각하면 훨씬 이해하기 쉽다.
물론 실제 스윙을 `F=ma`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다. 회전하는 채에는 토크와 관성모멘트가 함께 작용하고, 중력 역시 스윙 방향에 따라 영향을 주는 정도가 달라진다.
다만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면 된다.
채가 움직이는 방향에 중력이 보태지는 구간에서는 중력도 채의 가속에 도움을 준다.
그리고 결국 중요한 것은 힘을 얼마나 세게 주느냐가 아니라 채의 속도를 얼마나 빠르게 만들어내느냐다.
F=ma에서 중요한 것도 바로 가속도다.
이걸 도끼질로 생각하면 쉽다
연탄만 한 크기의 나무토막과 도끼가 있다고 해보자.
도끼로 장작을 내려쳤는데 도끼가 나무에 박혀버렸다.
그런데 도끼를 힘으로 빼려고 하면 잘 빠지지 않는다.
그럴 때 어떻게 하겠는가?
도끼와 나무토막을 같이 들어 올린 다음 그대로 아래로 내려찍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팔에 힘을 잔뜩 주는 게 아니다.
도끼의 무게와 나무토막의 무게를 느끼면서 힘을 뺸상태 그대로 아래로 떨어뜨리는 것이다.
손은 도끼자루를 놓치지 않을 정도로 잡고 있을 뿐이다.
도끼를 꽉 쥐고 팔 힘으로 내려찍는 것이 아니라, 도끼를 떨어뜨리듯이 내려놓는다.
도끼자루를 놓치지 않을 정도로만 잡고, 도끼가 가진 무게와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 것.
이게 바로 '힘을 빼라'의 의미다.
던진다는 개념은
진짜 채를 손에서 놓고 던지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던진다는 것은 회전축을 만들고, 그 축을 중심으로 채가 회전하도록 하면서 채의 무게와 중력을 느끼고 회전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다.
그런데 이걸 글로 설명하려니까 참 어렵다.
도끼를 생각해보자.
도끼자루를 손으로 꽉 붙잡고 팔 힘으로 아래로 내려찍는 것과, 도끼의 회전축이 되는 부분(어깨,팔꿈치,손목으로 계속 중심이 변화한다)을 중심으로 도끼가 회전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손은 도끼를 놓치지 않을 정도로 잡고 있다.
그리고 도끼의 무게를 느낀다.
그 상태에서 도끼가 회전하면서 아래로 떨어지는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다.
바로 이게 내가 말하는 '던진다'이다. 야구에서 공을 던지는 원리와 거의 같다 그래서 투수들이 골프를 잘친다
힘으로 도끼를 아래로 밀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회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놓고 도끼가 가진 무게와 회전운동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다.
골프채를 팔 힘으로 공에 갖다 박는 것이 아니라 몸의 회전과 팔의 움직임을 통해 클럽을 회전시키고, 그 과정에서 클럽헤드의 속도를 끌어올린다. (역시 회전 고정축은 골반 어깨 팔꿈치 손목 순으로 이동한다
사람 마다 유연성이 다르기 때문에 팔꿈치를 고정축으로 거의 사용 하지않는 경우도 잇다 개개인 마다 다르다)
골프의 클럽, 테니스의 라켓, 야구의 배트가 동일 원리이냐면
세 운동 모두 결국에는 무거운 도구를 몸으로 억지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회전운동을 만들어 그 끝에 있는 도구의 속도를 높이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 동작에서는 회전축이 하나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골프만 해도 골반, 몸통, 어깨, 팔, 손목이 순차적으로 움직이고 각각의 회전이 연결된다. 그래서 내가 말하는 '회전축을 고정한다'는 것은 해부학적으로 하나의 축을 못 박는다는 뜻이 아니라, 어느 한 지점을 중심으로 회전이 일어나도록 구조를 만든다는 감각적인 표현에 가깝다.
## 골프가 가장 쉽다
세 운동 중에서는 골프가 이 원리를 이해하기 가장 쉽다.
골프라는 운동 자체가 쉽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스윙 메커니즘만 놓고 보면 가장 이해하기 쉽다는 뜻이다.**
골프는 기본적으로 정지해 있는 공을 향해 스윙한다.
그리고 다운스윙에서 클럽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온다. 즉 중력 방향과 어느 정도 같은 방향으로 클럽이 움직이는 구간이 있다.
그래서 채의 무게를 느끼고 클럽헤드가 떨어지는 것을 이용한다는 개념을 설명하기 좋다.
실제로 골프 코칭에서도 "클럽헤드의 무게를 느껴라", "클럽이 떨어지게 하라" 같은 표현이 흔히 사용된다. 지나치게 강한 그립이나 손과 팔의 과도한 개입이 클럽헤드의 무게감을 느끼는 것을 방해한다는 설명도 나온다.
도끼질과 비슷하다.
힘을 빼고 채의 무게를 느낀다.
그다음 필요한 것은?
스윙 속도를 올리는 것이다.
팔에 힘을 더 줘서 채를 때리는 게 아니라, 몸 전체의 움직임을 이용해 채가 더 빠르게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다.
결국 `F=ma`에서 중요한 것은 가속도다.
테니스는 조금 다르다
테니스 포핸드는 골프와 방향이 다르다.
골프처럼 채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구조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수평에 가까운 방향으로 라켓을 휘두른다.
그래도 포핸드에서도 라켓의 무게를 느끼는 것은 중요하다.
다만 수평으로 휘두르기 때문에 골프처럼 중력이 그대로 스윙 방향에 보태지는 구조는 아니다.
게다가 테니스는 스핀이라는 변수가 들어간다.
탑스핀을 걸려면 라켓의 궤도를 아래에서 위로 만들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라켓을 안정적으로 잡아야 하기 때문에 골프보다 손과 그립의 역할도 커진다. 실제 포핸드의 라켓 궤도 역시 플랫샷보다 톱스핀에서 더 가파른 상향 궤도를 사용한다.
그래서 여기서부터는 단순히 "채 무게만 느끼면 된다"고 말하기 어렵다.
스핀까지 제대로 구사하기 시작하면 라켓 헤드 스피드, 회전, 타점, 그립과 손목 사용까지 전부 중요해진다.
여기부터는 동호회 수준을 넘어가니까 생략하자.
그런데 서브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테니스 서브도 내가 말한 원리를 이해하기 좋은 동작이다.
라켓을 머리 뒤쪽으로 넘긴 다음 라켓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구간을 만들고, 그 이후 몸과 팔의 연쇄적인 움직임으로 라켓을 다시 위쪽으로 가속한다.
라켓을 떨어뜨리고, 그다음 빠르게 보내는 것이다.
야구가 가장 어렵다
그리고 야구다.
세 운동 중에서는 야구가 이 원리를 이해하기 가장 어렵다.
왜냐하면 스윙 궤도 자체가 골프와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골프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구간이 명확하지만 야구 배트는 공을 맞히기 위해 수평에 가까운 회전 운동을 하면서 타격 지점에서 다시 위쪽으로 빠져나간다.
그래서 야구에서 "배트의 무게를 느껴라"고 하면 처음에는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다.
"아니 배트를 어떻게 중력으로 친다는 거야?"
나도 그랬다.
그런데 야구 스윙을 연습 보니 결국 원리는 같았다.
배트를 억지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배트의 무게와 움직임을 느끼면서 스윙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 야구는 배트 무게를 강제로 끌어내리는 동작으로 연습을 해야 간신히 무게를 느낄수잇을정도로
스윙 매커니즘 완성하기가 가장 어려운 운동이다.
결국 세 운동은 같은 곳으로 간다
지금까지 골프, 테니스, 야구를 이야기했다.
물론 무게중심 이동이나 지면반력, 몸통 회전, 팔의 각도 같은 것은 전부 중요하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걸 전부 빼고 가장 기본적인 것 하나만 이야기하고 싶다.
도끼를 생각하자, 도끼가 나무토막에 끼어잇다.
도끼자루를 놓치지 않을 정도로 잡는다.
도끼와 나무토막을 동시에 들어 올린다.
그리고 손으로 억지로 내려찍는 것이 아니라 *도끼와 나무토막을 동시에 땅에 꽂는다는 느낌으로 떨어뜨린다.*
이게 내가 말하는 세 종목의 스윙 매커니즘의 핵심이다.
던지는 느낌은 위에서 설명햇거니와 일단 무게를 느끼는 스윙만 해도 절반은 성공한거다.
세 운동을 모두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 감각을 한 번쯤 느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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