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광고 연예인들, 이대로 괜찮은가?

2026-08-16 21:26:22

이제는 너무 익숙한 장면이다. 유명 연예인이 공항에 나타난다. 카메라가 따라붙고 팬들이 몰려든다. 경호원들이 주변을 둘러싸고, 연예인이 입은 옷과 가방은 곧바로 기사와 SNS에 등장한다. 공항패션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구조는 단순하다. 무명 연예인은 공항 노출을 통해 인지도를 올리려고 하고, 유명한 연예인들은 PPL을 노리는 구조라는 것을 이제는 대중들도 다 안다. 처음부터 공항 사진이 나쁜 것은 아니었다. 초기 공항샷들은 신선했다. 아직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연예인에게는 얼굴을 알릴 좋은 기회이기도 했고, 대중 입장에서도 유명인이 어떤 옷을 입고 출국하는지 보는 것이 하나의 볼거리였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이미 충분히 유명한 연예인들이 브랜드를 걸치고 공항에 나타난다. 여기에 대규모 경호와 취재진까지 붙는다. 이쯤 되면 단순한 출국이 아니라 하나의 쇼케이스에 가깝다. 물론 유명 연예인에게 경호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하지만 지금 벌어지는 일부 모습은 마치 "아, 우리 지금 나가요~ 우리 엄청 유명한 사람이에요~" 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척도로 경호 인력을 과하게 늘리는 것처럼 보인다. 문제는 그 불편을 누가 감당하느냐는 것이다.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연예인의 PPL을 보기 위해 공항에 온 것이 아니다. 비행기를 타러 온 일반 승객이다. 그런데 한 명의 연예인이 출국한다는 이유로 사람이 몰리고, 통행이 막히고, 사진을 찍기 위해 주변이 혼잡해진다면 결국 불편을 겪는 사람은 일반 이용객이다. 그리고 여기서 나는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이것은 단순히 "연예인 때문에 좀 시끄럽다"는 문제가 아니다. 공항의 공공자원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문제다. 공항의 안전과 질서를 관리하는 인력과 시설은 특정 연예인의 광고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연예인의 PPL이나 화제성을 위해 인파가 만들어지고, 그 인파를 정리하고 통제하는 부담은 공항과 현장 인력에게 넘어간다. 연예기획사는 광고 효과를 얻고, 브랜드는 홍보 효과를 얻는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혼잡과 안전관리 부담은 공항이 떠안는다. 나는 이것을 공항 인력과 공공자원의 사유화라고 본다. 더구나 공항은 일반적인 상업시설도 아니다. 공항은 국민과 외국인이 이용하는 중요한 국가 기반시설이고, 국가적으로도 특별한 안전·보안 관리 대상이다. 그러니 공항을 단순히 "사람 많이 오는 곳" 정도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지금의 공항패션은 대중 입장에서도 점점 식상해지고 있다. 처음에는 신선했다. 유명 연예인이 어떤 옷을 입는지 보는 것도 재미있었고, 공항에서 찍힌 사진이 화제가 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같은 방식이 계속 반복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비슷한 브랜드 노출, 비슷한 포즈, 비슷한 기사, 비슷한 경호 장면이 계속 나온다. 이제는 "멋있다"보다 "또 공항에서 쇼하네." 라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 대중도 이제는 안다. 누가 공항에서 카메라에 찍히는지, 어떤 브랜드가 노출되는지, 왜 이렇게 많은 경호원이 따라붙는지 어느 정도는 보인다. 그렇다면 엔터업계도 이제는 한번 생각해볼 때가 됐다. 광고비가 들어온다고 해서 무조건 공항을 이용할 필요는 없다. 특히 이미 충분히 유명한 연예인이라면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 공항을 이용해야 할 이유도 크지 않다. 당장의 PPL 금액보다 대중에게 쌓이는 이미지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영리한 엔터사라면 이제 오히려 자제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공항 측도 이 문제를 이미 알고 있다는 점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24년 유명인 출국과 관련해 환송 인파가 많이 몰리는 경우 공항 혼잡과 여객 피해가 우려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실제로 다중밀집 상황을 유발할 수 있는 유명인을 별도 출입문 이용 대상에 포함하는 절차까지 마련했었다. 이후 해당 절차는 시행하지 않기로 했지만, 공사 스스로 유명인의 출국이 일반 이용객의 안전과 편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한 가지를 물어봐야 한다. 이미 문제를 알고 있다면, 왜 계속 그대로 두는가? 더구나 법과 규정도 아예 없는 것이 아니다. 「항공보안법」 제2조는 '불법방해행위'를 정의하면서 항공기와 공항 등의 운영을 방해하는 행위를 그 범위에 포함하고 있다. 물론 연예인 출국이나 팬들의 집결 자체가 곧바로 불법방해행위가 된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대규모 인파가 공항의 정상적인 운영을 실제로 방해하거나 안전을 저해할 정도에 이른다면, 항공보안법상 공항 운영 방해에 해당하는지 검토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 설령 이것이 너무 강한 해석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근거가 있다. 국토교통부의 「공항안전운영기준」 제190조는 관련 법령이나 해당 규정을 따르지 않는 사람과 차량 등에 대해 공항운영자가 행위를 제지하거나 공항 보호구역에서 퇴거를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공항에는 이미 안전과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규정을 적용하고, 필요한 경우 제지와 퇴거까지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다. 법도 없고 방법도 없어서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 아니다. 기존의 법과 공항 안전관리 체계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이미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제 공항 측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연예인이라고 해서 특별히 봐줄 이유는 없다. 공항 이용객의 통행을 방해하고, 과도한 인파를 유발하고, 안전에 부담을 주는 상황이라면 똑같은 기준으로 관리하면 된다. 공항은 연예인의 광고판이 아니다. 브랜드가 광고를 하고 싶다면 광고비를 내고 광고를 하면 된다. 연예기획사가 PPL을 하고 싶다면 공항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하면 된다. 국민이 이용하는 공항까지 광고 무대로 만들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혼잡과 안전관리 부담을 공공의 인력과 시설이 떠안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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